내가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 몸을 바라볼 때, 이렇게 앉아 있을 때.


  잠자리에 누우면 가끔, 내 삶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생각이 엄습해 온다. 그러면 가슴에 어떤 표현할 수 없는 분위기가 드리운다.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어둠이 마음과 온 몸을 마취시킨다. ‘모순... 이것은 모순이다.’ 그러나 나는 저항을 할 수가 없다.


 


  나는 인간으로 태어났다.

  내 몸의 경계는 연약하고 부드럽다.

  그 안은 따뜻하고 생동한다.

  가슴 속 감정은 경계를 넘어 세상을 덮기도 한다.

  마치 내가 있어 우주가 있는 것 같이.

  

  그러나 이 몸과 이 감정은 시공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래, 내가 없어도 우주는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늘 그렇듯이.


  나는 도대체 뭘까.

  우주에게, 땅과 하늘에게.

 

 

  우리의 삶은 소중하다. 소중한 삶을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나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다. 그러므로 잘 모른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표현하지 못한다고 해서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한 서로의 인식을 공유하면서 너 나은 이해에 도달하기를 희망하며 이 글을 시작한다. 이 과정이 더 인간답고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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