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김주환 지음, 『회복탄력성』, 위즈덤하우스, 2011.
들어가며
나는 앞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행복이 무엇인지,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통해 행복은 무엇이고 그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몇 문장으로 선언하려는 시도를 하려는 게 아니다. 만약, 우리 사회가 구성원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변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내가, 그리고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대략적인 방향과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기 보다는 불행과 역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역경과 행복의 대비를 통해서 행복의 속성이 더 잘 드러날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이야기가 우리의 고민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살펴보자.
주요 내용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이다(p.17)."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역경에 마주쳤을 때, 어떤 사람들은 좌절하고 말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더 크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이러한 힘을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의 세 가지 요소가 회복탄력성을 구성한다(p.72). 회복탄력성 측정 문항에 의하면 각각의 요소는 다음과 같은 세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자기조절능력 = 감정조절능력 + 충동통제력 + 원인분석력
대인관계능력 = 소통능력 + 공감능력 + 자아확장력
긍정성 = 자아낙관성 + 생활만족도 + 감사하기
회복탄력성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능력인가? 어느 정도는 그렇다. 그러나 저자는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회복탄력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그 열쇠는 긍정성에 있다. 이 책의 논의를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긍정성은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회복탄력성을 증가시킨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뇌를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먼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발휘할 때 사람들은 큰 행복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 감정이 긍정성을 향상시킨다. 또한 강점의 발견과 발휘는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도 향상시킨다(p.241). 즉, 강점의 발견과 발휘는 매우 직접적인 방식으로 회복탄력성을 증가시킨다.
두 번째 방법은 '감사하기'이다. 신경심장학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긍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다른 어떤 활동보다도 '감사하기'가 심신의 안정과 긍정적 정서를 향상시키는 데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p.245~250). 감사하는 훈련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저자는 '감사의 일기 쓰기'를 권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날 있었던 일들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감사할 만한 일들을 5가지 이상 적되 구체적으로 쓰는 방법이다.
세 번째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이다. 저자는 규칙적인 운동은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그리고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하되,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장력운동(스트레칭, 요가 등)을 같이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나 스스로도 운동이 긍정적 정서를 향상시키는 데에 매우 효과가 크다는 것을 자주 느끼곤 한다. 운동은 현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쉽게 환기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부분들
내가 지금 얼마나 가졌느냐보다도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이렇게 웃으며 살 수 있다. (28쪽)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실패가 현실로 다가오자 오히려 저는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35쪽)
남을 행복하게 해줘야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의 뇌는 그렇게 진화되어 왔다. 공동체의 행복에 봉사하도록 우리의 뇌는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하면서 자기의 욕심을 탐욕스럽게 채우려 한다면 반드시 불행해진다. 이것은 도덕적인 얘기가 아니라 과학적인 것이다. (88쪽)
또한 배려나 봉사활동은 사람을 더욱더 행복하게 해주고 긍정성을 높여준다. (89쪽)
많은 연구들이 이러한 긍정적 정서는 사고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과 기억력을 증가시켜 인지능력의 전반적인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밝혀냈다. (113쪽)
대인관계능력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과 타인을 얼마나 동일시하는가, 혹은 타인과 나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간극을 어떻게 극복해내는가 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114쪽)
즉, 관계성이란 확장된 자아 expended self 의 문제다. 긍정적 정서는 확장된 자아 개념을 유발시킴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게 한다.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게 해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긍정적 정서가 높아지면 자아확장력이 높아지고 한 마디로 더 좋은 사람이 된다. 봉사나 선행을 베풀 가능성도 높아지고, 친절해지며, 관계 맺기에 적극적이 된다. (114쪽)
(...)긍정적 정서가 개인의 다양한 능력을 키워준다는 연구를 속속 발표하였다.(118~119쪽)
사람들은 긍정적 정서와 행복감을 갖게 되면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고, 빨라지며, 창의적으로 되고 상상력도 풍부해진다. 따라서 자신이 지닌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순간에 긍정적 정서를 스스로 유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119쪽)
우리나라는 학교나 직장이나 모두 지나칠 정도로 보여지는 보상에 치중한 동기부여 시스템을 갖고 있다. 공부를 잘하면 상을 받고 못 하면 벌을 받는다는 개념은 너무나도 견고하다. 공부가 재미있어서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외적 보상만이 넘쳐난다. 일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고통의 덩어리로 여겨진다. 성적이나 월급이라는 외적 보상을 위해서 참아내야 하는 고통이 학업이고 업무다. 이러한 삶에서는 고통이 일시적으로 사라진 상태를 행복한 상태라 착각한다.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곧 휴식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133쪽)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는 순간, 이들은 달라진다. 이제 더 이상 미래를 위해 유보하는 식의 삶을 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 진정으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지금 당장 시작하게 된다. 즉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지금 현재에 살기 시작하게 된다. 그 순간 그들은 무한한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다. (133~134쪽)
심리학자 아론과 아론의 자기확장이론에 따르면 긍정적 정서는 자신과 상대방을 일치시키는 마음을 강화시켜서 인간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156쪽)
이러한 발화에는 모두 일정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또 동시에 그러한 내용과는 상당히 독립적으로-때로는 밀접한 관련이 있기도 하고 혹은 별 관련이 없기도 하다-존재하는 관계에 대한 언급이라는 기능이 있다. (161쪽)
공유된 경험은 내가 지금 경험하는 것을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경험하리라는 "공감"의 원천이다. 대표적인 예가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일이다. 즉, 내가 지금 느끼는 이 음식의 맛을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느끼리라는 믿음이 소통의 원형이다. (165쪽)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지녀야 한다. 과장해서 더 잘 보이려는 욕심이 커지는 순간, 소통불안만 가중되고 오히려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 훨씬 더 못한 모습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168쪽)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이 세상의 중심이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자신을 향해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그 결과, 주변 사람들이 실제로 나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을 수백 배 수천 배 더 과장해서 느끼기 마련이다. 그런 자기 중심적 오류는 우리에게게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소통불안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168쪽)
재미있는 사실은 아이가 만 4세가 되면서 마음이론을 갖추기 시작할 때, 즉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길 때, 바로 그때 우리는 분명한 자아의식을 갖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너와 나는 사실 동전의 양면이다. 너와 구분되는 나, 나와 구분되는 너, 너의 입장을 헤아리는 순간 우리는 주체로서의 자아self를 확립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네가 있음에 내가 있고, 내가 있음에 네가 있게 된다는 말은 유행가 가사에만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이는 사실 마틴 부버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주장은 뇌과학에 의해 입증되고 있다. (183~184쪽)
아론과 아론은 '자아확장이론'을 제안하면서 친밀한 관계란 '상대방을 나의 자아개념에 포함시키는 것'이라는 대담한 제안을 하고 이를 이론화했다. '나'라고 생각하는 자아의 개념 속에 상대방을 포함시키는 것, 혹은 '나'라는 범주를 넓히고 확장시켜서 상대방이 그 안에 포함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친밀한 관계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론과 아론은 사랑을 '자아의 확장 expansion of self'라고 정의내린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진정한 인간관계는 상대방을 '나'라는 개념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가능해진다. 이는 또한 인간관계를 제대로 맺으려면 나의 자아개념을 확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193~194쪽)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연인관계가 현실에서도 가능하며, 또 누구나 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결혼에 이르러야 한다는 환상이 현실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한 사랑 이데올로기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고 있다. (203쪽)
이제 제대로 된 인간관계 교육을 제도권 교육에서도 실시해야 한다. 21세기에는 과거 수천 년 동안 그래왔듯이, 리더를 길러내는 것을 교육의 핵심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의무교육에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을 강한 회복탄력성을 지닌 건강한 인간들로 길러내야 한다. 단지 수학과 영어를 잘하는 '예비 임금노동자'가 아니라 강하고 행복하고 긍정적인 리더십을 지닌 인재로 길러내야 한다. (210쪽)
이처럼 강점의 발견과 발휘는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 모두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242쪽)
단상들
1. 자아
홀로 있는 존재가 자아를 인식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인식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 '나'라는 존재는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통해 인식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사물이나 현상, 개념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생각해보면 매우 당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어두움은 것은 밝음과의 대비를 통해 인식된 개념일 것이다. 예쁜 것은 추한 것과의 대비를 통해 인식된다. 산이 높은 이유는 평지가 낮기 때문이다. 바다가 넓은 이유는 그에 비하면 강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별이 반짝이는 것은 밤하늘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의 방법들이 노자 사상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위 인용문에서 언급된 마틴 부버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우리가 자아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인식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근대 서양에서 이야기하는 '개인'의 개념에 대해 회의감이 들게 될 것이다. 정말로 다른 사람과 톡 떨어져서 존재하는 개인을 단위로 하여 사람을 인식하고 판단해도 되는 것일까? 서양 학문에서 이야기하는 개인의 자유, 개인의 권리, 개인의 효용 등은 과학적인 근거에 비추어 얼마나 타당성을 갖고 있는 것일까? 사회를 개인의 총합으로 인식해도 되는 것인가?
2. 관계
이 책에 의하면 행복은 인간관계의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마음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게 하고 좋은 인간관계는 회복탄력성을 높여준다. 즉, 마음 좋은 사람들은 좋은 친구들이 많고 그래서 쉽게 불행해지지 않는다. 행복이나 불행을 인간관계의 산물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직장 일이 힘이 들다고 할 때, 그 힘듦이 과연 일을 하는 행위에서 느껴지는 근육, 뇌 및 신경계에서 느껴지는 피로감과 고통 때문일까? 이런 요소들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이 운동을 좋아하여 주말에는 신나게 등산이나 축구, 농구 등을 즐긴다고 해보자. 그 때의 근육과 신경계의 피로, 고통은 왜 그렇게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직장에서의 일이 축구나 등산보다 더 힘든 이유는 보람이 느껴지지 않거나, 재미가 없거나, 별로 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보람, 흥미, 성취감, 의욕 등은 인간관계와 상당히 결부되어 있는 것 같다. 나의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반응을 일으킬지를 통해 보람과 흥미, 성취감, 의욕 등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경험에 근거한 추측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더 탐구를 해 봐야 할 부분이다.
'관계'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게 탐구되어야 할 것 같다. 사람과 관련된 모든 일들에서 관계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서 사람과 사회,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개념적인 논의가 되어버릴 것 같다. 한 사람을, 그리고 한 사회를 인간 관계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우리의 현실 인식은 어떻게 달라질까?
3. 자아의 확장
자아와 관계라는 말을 함께 생각하면 '자아의 확장'이라는 개념에 이르게 될 것 같다. 근대와 현대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열쇠말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자아의 확장은 우리가 근대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난다고 했을 때, 그 탈출의 도구가 될 것 같다. '자아의 확장'의 반대편에는 '외로움', '소외', '개인'과 같은 개념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자아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면 정서적으로 더 안정되고 더 많은 행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덜 외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의 지평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더 성숙해 지는 것이고 성장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 같다.
어떻게 자아의 확장을 이룰 수 있을까? 자아의 확장과 연관될 수 있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http://binaural.egloos.com/3850666). 이 책에서는 긍정적인 정서를 강화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4. 강점의 발휘
그리고 긍정적 정서를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저자가 강조한 것은 강점의 발휘이다. 이 대목에서 약간 씁슬해진다.
누구나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면서 살 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친밀한 인간관계를 이루게 되며 따라서 더 행복해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나는 강점을 발휘하면서 살고 있는가? 당신은? 우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이 이어지면 씁슬해지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강점의 발휘를 언급하면서 사회적인 차원으로 논의를 확장해가고 있지는 않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그 구성원들이 자신이 잘 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잘 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회가 얼마나 긍정적이고 역동적이며 높은 생산성을 이루고 번영을 이룰지, 얼마나 행복한 사회가 될지 상상해본다. 그러고는 우리나라의 근로자와 노동자, 학생들,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생각이 미치게 된다. 결국 나는 이렇게 묻는다. "경쟁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강점을 발휘하고 있나요?"
이와 관련하여 이미 읽었던 "고삐풀린 자본주의"에서 언급된 기본소득제도에 대해서도 고려해봄직하다.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면 자신을 위해 기꺼이 더 많은 시간을 쓰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들이 자신의 강점을 더 잘 발휘할 수 있게 된다면, 이로 인한 긍정적 정서의 강화, 대인관계 능력 향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역량이 커지고 위기 극복능력이 향상될 수 있을까?
나오며
"희소한 재화나 자원을 얻기 위해 경쟁을 하면 일부는 원하던 바를 얻을 것이고 일부 사람들은 얻지 못 할 것이다.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한 사람들이 얼핏 보기에는 안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경쟁을 하면서 기울인 노력으로 인해 재화의 질과 생산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그 효과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됨으로써 결국은 모두가 이롭게 된다." 이것이 자유시장에서 옹호하는 경쟁의 효과다.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경쟁에 임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 상태일지, 그리고 그 마음 상태가 행복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지금의 경제 시스템는 사람들의 욕망을 강조하고 자극한다. 그렇게 생성된 욕망은 다시 시스템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경제 시스템의 구성원들이 경쟁에 임하는 이유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 여부에 신경을 쓰지 실패 후의 자신의 노력이 가져올 사회적 효과에까지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가혹한 경쟁 상황 속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 상태는 어떨까. 경쟁의 강도가 높은 상황일수록 사람들은 "당신이 어떻게 되든 일단 나만은 살아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기 쉽다. 그들은 경쟁에 참여하면서 마음 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자아의 영역 밖으로 몰아 내게 된다. 이는 '자아의 확장'에 대비하여 '자아의 축소'라 부를 만하다. 지금까지의 논의에 의하면 사람은 이런 행동 방식으로는 행복해 질 수 없다.
남을 행복하게 해줘야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의 뇌는 그렇게 진화되어 왔다. 공동체의 행복에 봉사하도록 우리의 뇌는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하면서 자기의 욕심을 탐욕스럽게 채우려 한다면 반드시 불행해진다. 이것은 도덕적인 얘기가 아니라 과학적인 것이다. (88쪽)
경쟁이 자아의 확장을 방해하거나 자아를 축소시키고 사람들을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아의 확장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자아의 확장을 촉진하는 사회적인 제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인의 행복, 인간관계, 그리고 사회 제도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떠오르게 한다.
'나는 말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들의 경제 우리들의 경제학』강신준 (0) | 2016.02.28 |
---|---|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0) | 2016.02.21 |
생존의 띠 (0) | 2014.09.09 |
어느 휴일 저녁에 (0) | 2014.09.09 |
『고삐 풀린 자본주의』 앤드류 글린 (0) | 2014.07.27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