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나는 말한다 2018. 9. 16. 21:48


나는 살아 남았다.


살아 남았다는 것은 다만 죽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


생동하는 삶은 나에게 사치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기계의 일부 같았다.


그들이 부속품에 불과했을지라도


무죄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모든 욕망을 억압 받았다.


무엇보다도 잔인했던 것은


그래야 하는,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아무런 질량이 없었다.


그것은 규칙이었지 이유가 아니었다.


나는 그 규칙에 대한 이유를 또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우리는 이내 묻는 것을 그만두었다.


우리는 질문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침묵은 그들의 편이었다.


침묵은 그들의 잔인함을 정당화했다.


고요함 속에서 그곳의 모든 것들이 당연해졌다.


그리고 그 당연함에 의해


우리의 청춘은 죽임을 당했다.


나는 그곳에 3년을 갇혀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학교"라고 불렀다.





'나는 말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유 없음  (0) 2018.10.11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황신준 · 황레나  (0) 2018.09.30
돈은 무엇인가?  (0) 2018.08.12
현실 3  (0) 2018.08.11
현실 2  (0) 2018.08.11